- 2010/07/0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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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단순히 이빨을 까기 위해서 라이엘 모텔 307호에 들어갔다. 밍숭맹숭했다. 애무는 물론 달콤한 말도 없었다. 귓가에 살며시 바람을 불어넣는 일은 더더군다나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둘만의 공간이 있다는 게 담배를 뻐끔대며 피워댈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게 무척 즐거웠다.
그가 즐겨 피는 패럭스를 폐 깊숙이까지 빨아들이자 몽롱해졌다. 패럭스는 간사한 끝맛이 인상적이라 그렇게 깊게 들이마시는 게 아니라는 그의 말을 귓등으로 흘리고 다시 깊게 들이마셨다. 발가락 끝이 간질거릴 정도로 좋아.
키와 함께 자동으로 켜진 텔레비전을 보면서 그가 주절주절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난 가만히 그의 배에 머리를 대고 누웠다. 내가 다시 패럭스와 내가 피는 담배를 번갈아 피자 그는 엎드려 내 발을 핥았다. 배고픈 개처럼 지저분하고, 털 고르는 토끼처럼 부드럽게.
섹스 얘기를 너무 많이 해버리면 정작 섹스만큼은 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의 말에 동감한다. 우린 애널의 주름까지 다다르는 대화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적이 없다. 도리어 애널을 넘어서는 얘기가 있다면 기꺼이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애널 섹스는 물론이고 키스조차도 서툴기 그지없었다.
- 역시 말로 하는 것들은 다 꽈당이야.
-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럼.
자지를 입속에 가득 물고 강약을 조절하며 빨았다. 몰캉거리는 고환을 입 속에 넣고 굴리며 이래도, 이래도란 표정으로 그를 건너다봤다. 그는 나를 끌어당기며 그럴 것 없이 요샌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보라고 했다.
- 간지럽기만 해. 나는 아주 세고 질퍽거리는 게 좋은걸.
- 바람 피는 느낌이랑 달라. 편하고 좋아. 진작 올걸 그랬다.
모텔에서 섹스를 하지 않아서 좋았다. 아니, 성기결합 형태의 섹스에서 시작해 사정으로 끝나지 않아서 좋았다. 그렇다고 그의 자지를 내 속에 넣지 않았단 소린 아니다. 그가 내 음모를 찐득거리게 빨며 입 속에서 음모를 빼내는걸 못봤단 소리도 아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만났고, 결국은 다를 것 없는 일들을 겪은 얘기들은 밤이 깊도록 이어졌다.
어떤 섹스가 좋았어요, 누군가 묻는다면 난 그날 밤의 이야기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해줄 참이다.
- 2010/07/0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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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리지 않는다.
아주 오래 전에는 정말 하고 싶어서 아무 남자의 바지춤이라도 잡고 혼자 바짝 타오르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요새는 전혀 생각이 안 난다. 그러고 보니 꽤나 성욕이 없네, 있네 설레발을 치고 다녔다. 게다가 운이 좋은지 나쁜지 의도했는지 모르는척 엎어진지는 모르겠으나 누군가와 한 침대에 들어가게 되면 자는 일들에서 부담을 느낄 때가 더 많았다. 유혹하는 자세, 느끼는 소리, 알아서 즐겨야하는 의무감까지. 그래서 한동안은 필드를 떠나있었고(정말?) 섹스에 대해 무감해졌다.
늙어서일까? 지속적으로 누군가와 섹스를 해서? 왜, 왜 성욕이 안 생기는거야? 알아서 잘 느끼던 나답지 않게 의기소침했던 몇 달이었다.
나는 안다. 내가 꽤 이기적인 섹스를 한다는 것을.
그런데 이건 남자랑 좀 비슷하단 생각도 든다.
사정하면 끝인, 다시 발기되기 전까지는 그저 무용지물의 성기처럼
내 질도 한번의 오르가즘을 느끼면 그 후의 행위들에 불쾌함을 느껴 더 이상 진행을 할 수가 없다. 이타적인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부러 내가 느끼는 지점을 포기한 것도 아니다. 그저 그렇게 꼴리지 않았던 것뿐.
우리가 일반적이라고 알고 있는 섹스 행태는 할리우드 초창기 영화의 섹스신에서 비롯됐다는 얘기가 있다. 그 당시의 영화는 표현 수위를 넘겨선 안 됐다. 일반 정서에 혼란을 초래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식이었다. 예컨대 남자가 애무를 하고, 여자는 열심히 흥분하고, 성기 결합 즉시 너무 좋아서 아햏햏 소리를 내주고, 몇 번의 피스톤 운동 후에는 둘 다 만족하는 것이다. 틀에 박히고, 인간적이지도 않은 이 섹스신은 그 후 포르노에서 좀 더 길게, 아주 센 영화가 아닌 여타의 영화들에서 금과옥조의 법칙처럼 지켜지고 있다. 영화를 보고,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들도 내 것이 아닌, 화면을 통해 나오는 방식의 섹스를 하기 시작했다.
삽입이 없는 섹스, 갖가지 체위를 구사하기보다 한 가지 체위를 하다가 지치면 잠들었다 다시 하는 섹스, 클리토리스를 자극할 수 있는 체위나 애무가 적극 권장되는 섹스, 피임에 서로 신경 쓰는 섹스, 키득 키득 웃으며 할 수 있는 섹스. 또 뭐가 있을까.
사람 수만큼 다양한 섹스가 있다면, 굳이 어떤 식으로 성욕을 규정할 일도 없을 것 같다. 남성 성기가 내 몸에 들어왔음 좋겠어. 누군가 내 몸을 만졌음 좋겠어. 같이 땀을 흘리고 싶어. 단단한 성기를 주물럭거리며 장난치고 싶어. 갖가지 촉감과 상상력을 응용한 성욕은 헤아릴 수 없는 가짓수를 가질 것이다.
애초엔 성욕 결핍의 문제였는데 알고 보니 어떤 것만을 성욕이라고 해야한다거나, 이 정도의 성욕은 있어야 한다는 식의 규정이 문제였다. 규정 역시 내가 자초한 측면이 많았다.
- 2010/07/0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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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도끼 썩는줄 모르고 야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무슨 체위를 좋아하는지, 어떤 느낌이 좋은지, 자위는 어떻게 하는지.
그는 태연하게 묻고 나는 하녀처럼 충실하게 답했다.
대답하는거 좋아.
- 그런데 머리 길어요?
- 머리 중간 정도인데. 뜬금없다. 그건 왜요?
- 뒤에서 할 때 가끔 여자 머리채를 잡거든요.
가만히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누군가 내 머리를 잡아끄는 상상을 해본다. 가슴까지 단단해지고 말았다.
- 2010/03/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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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떨어져 저만치에 남자가 누웠다. 모두들 수목 드라마에 코를 박고 있는 사이 남자는 자기 바지에 손을 집어넣었다. 팬티가 엉덩이에 꼈거나 뭔가가 불편한가보다 싶었다. 웬걸. 남자는 바지에 집어넣은 손을 금세 빼지 않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불도 뭣도 없고, 어둡지도 않은 자리에서 '그러고 누워있었다.' 나는 이게 왠 횡재냐까지는 아니고, 어떻게 할까 궁금해서 그 남자를 계속 쳐다봤다. 실눈 뜨고. 남자는 조물조물, 왔다갔다, 건성건성 자기 고추를 만지작거렸다. 뭔가 좀 큰 동작이 있으면 좋으련만 계속 그 상태 그대로. 흥미가 떨어졌다. 나라면 혹여 볼 수 있는 관객을 위해 106가지의 자극적인 동작을 해낼 수 있을텐데. 봉사 정신이 없는 사람이었다. 물론 상상력도 없었다.
남자를 지나쳐 여자 수면실로 갔다. 사람들이 많아서 자리를 찾다 한 여자를 발견했다. 모두가 새근새근거리거나 드르릉거리며 자고 있는 그 좁고 텁텁한 공간에서 뭔가를 찾는 여자였다. 그 여자는 이불 속에서 자기 몸을 만지고 있었다. 단순하게 긁거나 잠투정한다고 치기엔 집요하고 에로틱했다. 나는 그 여자 근처에 누워 남자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녀를 지켜봤다. 여자는 가슴을 톡톡 건드리고, 샅 주위를 손가락으로 애무했다. 그 동작을 좀 질릴 때까지 하더니 엎어져선 바닥에 클리토리스를 문대기 시작했다. 아주 조용한 움직임이었다. 엉덩이는 커다란 타원을 그리며 돌다가 점점 빠르고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한번 주위를 둘러보고선 여분의 타월을 다리 사이에 끼웠다. 아, 그 동작은 어찌나 빠르던지. 타월이 미끄러져 들어간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타월을 자기 입맛에 맞는 자리에 끼워넣은 여자는 다시 천천히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팬티를 입고 있는걸까. 어떤 자극인거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으니 보여야지. 여자의 엉덩이는 좀 더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어어 하는 사이에 그녀는 추락하듯 바닥으로 꼬꾸라졌다. 숨을 쎅쎅 내쉬던 입은 반쯤 벌어지고, 눈은 아마도 몽롱하게 젖어있겠지.
모두들 잠든 찜질방. 나는 아무것도 없는 내 샅을 내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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